본문 바로가기

life in France

파리에서 자전거타기(feat. 브롬톤)

어느덧 프랑스에서 생활한 지 6개월이 지났다.

코로나 이후 다시 어학원에 나가게 되면서 한국에서 들고 온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데,

유럽에서 자전거 타는 것은 처음이라 혹시 나같이 궁금한 사람이 있을 것 같아서 글을 써본다.  

 

프랑스, 특히 파리와 그 외곽지역인 일드프랑스는 나름 벨리브(vélib)라는 공유 자전거가 굉장히 잘 되어있다. 

정거장도 곳곳에 많고, 무엇보다 도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점이 굉장한 장점이라고 생각하는데

단점은.. 

프랑스인들은 뭘 그렇게 부시는 걸 좋아하는지 브레이크선을 잘라놓는다던지, 번호 입력하는 부분을 검게 칠하거나 부셔버리는 등 

잘못 골랐다가 진짜 위험할 수도 있는 자전거들이 꽤 많다는 것?

 

암튼, 자전거를 들고 오는 것은 출국 직전까지 고민했었던 문제였다.

일본처럼 가까운 거리도 아니었고, 무엇보다 특수화물비용(10만원 정도)이 따로 붙는 것도 뭔가 부담되었었다.(물론 수화물비용 별도)

그냥 와서 한 대 새로 살까.. 고민도 했었는데, 나름 잘 타고 다녔던 자전거라 끙끙거리며 들고 오게 되었다. 

 

근데 프랑스 도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로 인한 봉쇄에 들어가 버려서;; 얼마 타지 못했다..

다행히 지금은 잘 타고 다니는 중이다.

 

여기서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느꼈던 점은

파리, 그것도 센 강을 제외한 지역은 별도의 자전거 도로가 없다. 

파리에서는 보통 버스와 자전거가 같은 도로를 공유한다. (택시도 종종 다님)

근데 센 강을 따라 있는 자전거도로도 전동 킥보드 같은 거랑 공유하는데, 이게 생각보다 위험해서.. 웬만하면 이용을 안 하게 된다. 

속도도 일정 속도 이상으로 달려줘야 하는데, 경치 보고 달린다고 천천히 달리거나,

그것보다 더 위험한 것은 한 대에 두 사람이 같이 탄 경우..

무게 때문에 엄청 느리게 가서 엄청 위험하다 ㅠㅠ

사진에서 왼쪽에 있는 표시가 자전거 전용도로표시

그래서 오히려 일반 차도에서 타는 게 더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기도..

신호를 대기할 때도 차도에서 우선순위가 되는 것이 자전거다. 

보통 일반 차도에서는 자동차, 오토바이, 자전거, 가끔 버스가 같이 도로를 공유하는데,

일반 자동차와 오토바이의 안전 선보다 자전거가 신호를 대기할 수 있는 라인이 앞쪽에 있어서 

신호를 받아 출발할 때 좀 더 안심이 된다. 

 

그리고 무엇보다도 자동차, 오토바이 운전자들의 인식이 한국과 엄청 다르다는 것.

웬만하면 자전거가 먼저 출발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다. 

물론 파리이기 때문에 빵빵거리는 사람들도 있긴 하지만 왠만하면 자전거가 안전하게 출발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다는 점이

자전거로 도로주행을 해도 덜 위험하다고 느끼게 해준다.

튈르리공원쪽은 보행자도로와 일반 도로 사이에 자전거도로가 있다.

그래도 웬만하면 자전거 표시가 있는 도로로 달리는 게 안전하다. 

 

이건 한국이나 프랑스나 마찬가지인데, 공유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무섭다.

이 사람들은 자전거를 타면서 해서는 안될 행동들을 거의 다 하고 있기 때문이다.

헬멧 안 쓰는 건 그렇다 쳐도 이어폰이나 헤드폰 쓰고 달린다거나.. 암튼, 인도주행도 꽤 많이 한다. 역주행도.. (이거 다 벌금감이다.. 프랑스 경찰이 일 안 해서 그렇지..)

 

프랑스 사람들에게 있어서 신호위반이란.. 거의 숨 쉬는 것과 비슷하기 때문에.. 자전거 타는 사람들도 신호위반 진짜 많이 한다.

근데 진짜 위험해서..(왜냐하면 보행자도 신호라는 것을 지키지 않기 때문에)

그냥 웬만하면 신호에 맞춰서 잘 멈추고 주위만 잘 둘러봐도 안전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다. 

그냥.. 급하게 갈 생각을 하지 말고 천천히 안전하게 탈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된다. 

 

그리고

파리는 골목길이 많기 때문에 일방통행인 경우가 많다. 

역주행 웬만하면 안 하는 걸로.... 

 

그 외에도 일단 헬멧은 기본적으로 쓰는 게 안전하다. 

코로나 이후에는 대중교통보다 벨리브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었는데,

벨리브 이용자들 중에서도 본인 헬멧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꽤 늘었다.

(물론 본인 자전거를 탄다고 해서 다 헬멧을 쓰는 것은 아니지만, 거의 70%는 쓰는 느낌?)

 

그리고 형광조끼!

내 경우는 비 오는 날이라던지 좀 흐리거나 그런 날에 주로 입는데, 

자전거 후미등이 있어도 형광조끼만 한 것이 없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.

일단.. 형광조끼를 입으면 보행자도 좀 더 주의하고 운전자들도 좀 더 주의하는 느낌이 들었다. 

 

너무나도 기본적인 것이지만 전조등과 후미등은 기본이다.

이건 파리 시내에서 자전거를 탈 때 필요한 필수품이라 혹시라도 없으면 경찰에 붙잡혀서 벌금을 내야 할 수 도있다. 

그 외에는.. 이런 돌길이 생각보다 곳곳에 분포하고 있어서..

정말 괴롭다..

개선문에서 콩코드 광장까지 이어지는 길은 다 돌길이니 자전거 탈 생각은 안 하는 게 좋다..

이런 돌길은 주로 회전 교차로나 일반 교차로 같은 곳에 많은데.. 진짜.. 힘들다.. 

+아.. 루브르 앞도.. 거긴 다른 데보다 돌의 요철이 훨씬 심하다.. 그냥 내려서 끌고 가는 게 더 빠르다.

 

간단한 수신호 정도는 알고 있어야 자전거 탈 때 훨씬 안전하게 탈 수 있다. 

생각보다 빵이 맛있다는 파리바게뜨 파리지점

그 외에 혹시라도 자전거 주차를 할 예정이면(도난 가능성이 크지만..) 사진에서 보이는 VELO라고 쓰여있는 공간에 잠깐 주차해놓으면 된다. 

자물쇠는 필수.

튈르리 정원, 뤽상부르 공원 등 공원이나 정원은 자전거를 타면 안 되기 때문에(근데 꼭 타는 사람들이 있다.) 그냥 내려서 끌고 가는 걸 추천.

그래도.. 이른 오전에 센강변을 따라 달리거나, 에펠탑을 보러 가거나 

자전거를 들고 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. 

 

슈퍼나 웬만한 가게들은 접이식 자전거의 경우 접어서 들고 들어갈 수 있다. 

대신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페달 같은 건 잘 접어놓아야 한다. 

 

그러고보니 일본에서는 헬멧도 안 쓰고 탔었네..